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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 좋으면 주가도 오른다고 믿고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를 몇 년째 보유하면서, 그 공식이 생각보다 자주 빗나간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1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는 지금, 무조건 기대하기 전에 숫자 뒤에 있는 논리부터 찬찬히 뜯어봤습니다.

영업이익 100조, 진짜 가능한 숫자일까
분기에 영업이익 100조 원이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과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키움증권, DS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여러 증권사의 전망을 직접 찾아보니 81조에서 100조 원 사이로 편차가 크긴 해도, 컨센서스 기준(에프앤가이드 집계)으로는 영업이익 86조 원이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엔비디아가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약 100조 원 수준임을 생각하면, 삼성전자가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 허황되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서 컨센서스(Consensus)란 여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를 모아 평균 낸 시장 예상치를 뜻합니다. 개별 증권사 한 곳의 전망보다 신뢰도가 높지만, 이 역시 실제 발표치와 얼마든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제가 직접 과거 실적 발표 때마다 컨센서스와 실제치를 비교해 봤는데, 반도체 업종은 특히 그 편차가 클 때가 많았습니다.
잠정실적 발표 시점은 분기 종료 직후인 7월 초로 예상됩니다. 1분기 잠정실적이 4월 7일 발표됐다는 점을 참고하면 2분기는 7월 7일 전후가 유력합니다. 잠정실적이란 회계 감사가 완료되기 전 기업이 자체적으로 집계해 공개하는 잠정치로, 최종 확정치와는 소폭 다를 수 있습니다.
- 키움증권: 매출 181조 / 영업이익 100조 원 전망
- DS투자증권: 매출 174조 / 영업이익 91조 원 전망 (성과급 제외 시 100조 초과 가능)
-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매출 166조 / 영업이익 86조 원
메모리 가격이 핵심이었다, 직접 공부해보니
실적 전망이 이렇게 높은 이유를 공부하다 보니, 핵심은 결국 메모리 가격이었습니다. 2분기 LPDDR5 X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자료를 봤을 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과거에 메모리 가격이 오를 때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얼마나 빠르게 불어나는지 실적 기록으로 확인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LPDDR5X란 스마트폰과 AI 서버에 탑재되는 저전력 고속 D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배터리를 적게 쓰면서도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메모리로, 엔비디아 AI 가속기나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이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삼성전자의 매출 단가가 올라가고, 공장 가동 비용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환율 효과도 겹쳤습니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달러로 반도체를 수출한 삼성전자는 원화 환산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삼성전자처럼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기업에는 환율이 생각 이상으로 영업이익에 직결된다고 봅니다. 낸드플래시 기반 UFS 가격 역시 80% 수준의 상승이 전망되고 있어, 메모리 전반에 걸쳐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형성된 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UFS란 스마트폰 내부 저장장치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규격으로, 이 가격이 오르면 모바일 부문 수익성이 함께 개선됩니다 (출처: 삼성전자 IR 자료실).
주가전망, 실적만 보고 들어가면 위험하다
40만 전자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적이 좋으면 주가도 오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를 직접 보유하면서 실적 발표 당일 오히려 주가가 빠지는 장면을 여러 번 봤습니다. 시장이 이미 호실적을 예상하고 주가에 반영해 놓은 상태라면, 발표 당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번 2분기 실적을 앞두고 주가전망을 볼 때 저는 파운드리 부문을 별도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Foundry)란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으로, 삼성전자는 TSMC에 밀려 점유율 경쟁에서 고전해 왔습니다. 최근 테슬라, 구글 등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아직 확정 수주가 아닌 기대감 단계라는 점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삼성전자가 이번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더해진다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밸류에이션(Valuation)이란 기업의 주가가 이익 대비 얼마나 저평가 혹은 고평가 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삼성전자는 동종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에 재평가가 시작될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출처: 에프앤가이드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
- 증권사 전망 편차(81~100조)가 크다는 건 불확실성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 파운드리 기대감은 확정 수주가 아닌 예상 단계이므로 과도한 선반영을 경계해야 한다
- 1분기 실적 발표일(4월 7일) 전후 주가 흐름은 참고할 수 있지만, 동일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생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흥분되는데, 직접 공부하고 나면 오히려 더 신중해지는 경험이 반복됩니다. 실적 기대감은 투자 판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7월 초 잠정실적 발표를 전후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서 어떤 신호가 나오는지를 함께 확인하면서 판단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