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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수익률이 높은 ETF가 무조건 유리할까요? 저는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흔들린 건 SCHD와 JEPI를 나란히 들고 2년을 버텨본 뒤였습니다. 배당이 많다고 항상 이기는 게 아니라는 걸, 숫자로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연 2% 적금에 묶인 돈, 물가는 5% 오르고 있었다

     

    처음 SCHD를 알게 된 건 3년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무작위로 던져준 영상 한 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연 2% 금리의 은행 적금에 전 재산을 묶어두고 있었습니다. 딱히 투자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원금이 보장되는 게 제일 안전하다'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영상을 보면서 처음으로 의심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안전한 선택을 하고 있는 걸까?

    그 시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대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연 2% 이자를 받으면서 해마다 실질적으로 3%씩 손실을 보고 있던 셈입니다. 숫자로 보면 명백한데, 왜 그동안 아무 의심도 안 했을까 싶었습니다.

    SCHD는 배당성장(Dividend Growth) ETF입니다.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이 아니라, 매년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들로 구성된 펀드입니다. 지금 당장의 배당수익률보다 10년, 20년 후의 배당금 흐름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가 인플레이션 헤지에 유독 강한 이유가 있습니다. SCHD 편입 종목들은 코카콜라처럼 강력한 브랜드 지배력을 가진 독과점 기업들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원가가 올라도 제품 가격에 그 비용을 전가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오히려 매출과 이익이 같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매출이 늘면 배당 여력도 커지고, 그 결과 배당금이 해마다 성장하게 됩니다. 실제로 SCHD의 10년간 배당성장률은 140%에 가깝습니다. 처음에 주당 0.5달러를 받다가 10년 후 1.2달러를 받는 것, 이것이 배당성장의 결과입니다.

     

     

    직접 두 계좌를 비교하며 2년을 버텼다 — JEPI vs SCHD

     

    솔직히 말하면, 한때 JEPI 쪽으로 기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배당수익률 8%라는 숫자는 눈을 멀게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살짝 부끄럽지만, 그 당시엔 꽤 진지하게 JEPI 비중을 늘릴까 고민했습니다.

    JEPI는 커버드콜(Covered Call) ETF입니다. 보유한 주식에 대해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추가로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이 크게 오를 가능성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지금 당장 현금을 더 받아가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배당금 자체가 성장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가 상승 여력도 제한되고, 배당금도 제자리인 상황이 반복됩니다.

    직접 두 상품을 함께 보유하며 2년을 지켜봤습니다. JEPI의 분기 배당금은 거의 변화가 없었던 반면, SCHD의 배당금은 그사이 조금이지만 분명히 올라 있었습니다. 화려한 초기 수익률보다 꾸준한 성장이 장기적으로 앞선다는 걸, 이론이 아니라 실제 계좌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이걸 단순히 'SCHD 승, JEPI 패'로 결론 내리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은퇴하거나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분이라면, 배당금이 성장하기를 20년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당장 더 많은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JEPI가 훨씬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투자는 목적과 시간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숫자만 보고 판단하면 반드시 어딘가에서 삐걱거립니다.

     

     

    SCHD 300주를 보유 중인 지금, 그래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이유

     

    지금 저는 SCHD 30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노후가 조금은 덜 무서워졌습니다. 매달 월급의 20%씩 추가 매수를 이어가면서, 처음엔 100주 기준 고작 몇만 원이었던 배당금이 조금씩 커졌습니다.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자고 있는 동안 돈이 일하는 감각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SCHD를 맹신하는 분위기에도 경계가 필요합니다. 10년간 140%의 배당성장률은 2010년대라는 역사적 저금리·강세장 환경이 만들어준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2~2023년 사이에 기준금리를 5%대까지 빠르게 인상했고(출처: Federal Reserve), 그 과정에서 SCHD 주가 역시 상당 폭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흔들릴 때 버틸 수 있는 심리적 체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ETF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SCHD를 선택하기 전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도 짚어두겠습니다. 배당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는지, 편입 종목들이 가격 전가력을 보유한 기업인지, 환율 리스크와 미국 배당소득세 15% 원천징수를 감안한 실질 수익이 양수인지, 그리고 10년 이상 장기 보유가 가능한 투자 여력이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배당 성장 = 안전'이라는 공식만 믿고 들어가면, 생각보다 거친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투자든, 자신의 상황과 목적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jjtoj/224279640875